첫 시장에서 통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들고 다음 시장으로 가고 싶어집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검증된 것을 버리고 새로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같은 토큰이라도 거래소마다 사용자와 유동성이 다르고, 같은 마케팅 전략도 국가와 시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 글은 전략을 가져가도 되는가가 아니라, 전략이 통했던 이유가 그 시장에도 있는가를 묻습니다.
시장을 바꾸면 전략이 아니라 전략이 서 있던 바닥이 바뀝니다
전략은 혼자 작동하지 않습니다. 전략 아래에는 그 전략이 전제로 삼은 것들이 깔려 있습니다.
첫 시장에서 커뮤니티 전략이 통했다면, 그 아래에는 특정 메신저를 쓰는 사용자, 특정 시간대에 활발한 대화, 특정 언어로 정보를 얻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상장 전략이 통했다면, 그 아래에는 그 거래소를 쓰는 사용자가 바로 우리 사용자였다는 사실이 있었습니다.
시장을 바꾸면 전략은 그대로 들고 갈 수 있지만 바닥은 들고 갈 수 없습니다.
바뀌는 것은 넷입니다
첫째, 사용자 행동입니다. 어떤 문제를 어떤 순서로 풀고, 무엇에 돈을 쓰고, 무엇을 신뢰하는지가 시장마다 다릅니다.
둘째, 결제와 지갑의 경로입니다. 사용자가 처음 자금을 넣는 방식, 쓰는 지갑, 익숙한 입출금 경로가 다르면 같은 제품이 다른 제품이 됩니다.
셋째, 거래소의 사용자와 지역입니다. 첫 시장의 거래소는 다음 시장의 사용자에게 낯선 곳일 수 있습니다.
넷째, 커뮤니티의 언어와 채널입니다. 같은 메시지가 다른 언어, 다른 채널에서는 다른 메시지가 됩니다.
이 넷 중 하나만 바뀌어도 전략은 다른 결과를 냅니다. 넷이 다 바뀌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넷은 서로 묶여 있습니다.
사용자가 쓰는 지갑이 다르면 그 지갑이 연결되는 거래소가 다르고, 그 거래소의 사용자가 모이는 채널이 다르고, 그 채널의 언어가 다릅니다.
하나를 바꾸면 나머지가 따라 바뀌기 때문에, 첫 시장의 전략 문서에서 한 문장만 고쳐서 될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 규제와 금융인프라, 투자자의 성향, 현지 파트너십 구조까지 더해집니다. 그래서 FD인터내셔널은 대한민국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일본, 중동 등 각 지역마다 별도의 시장진입 전략을 설계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했던 이유를 먼저 적어야 그 이유가 새 시장에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전략을 복사하기 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첫 시장에서 통했던 이유를 적는 것입니다.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왜 통했는가입니다.
커뮤니티가 자랐다면 왜 자랐는가. 상장 이후 거래가 유지됐다면 왜 유지됐는가.
이 이유가 적히지 않으면 전략은 우연과 구분되지 않습니다.
이유가 적히면 그 이유가 새 시장에도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이 성공했다"보다 "어떤 조건에서 이 방법이 성공했는가"를 보는 것. 경험이 쌓일수록 FD가 더 분명하게 알게 된 것입니다.
확인하는 표는 여섯 요소로 만듭니다
FD는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를 사업 · 기술 · 자본 · 유통 · 유동성 · 시장 여섯 요소가 하나의 전략 안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봅니다.
이 여섯 요소를 새 시장 단위로 다시 점검합니다.
| 요소 | 새 시장에서 묻는 것 |
|---|---|
| 사업 | 새 시장에서 같은 문제를 푸는가 |
| 기술 | 그 시장의 결제와 지갑 경로에 닿는가 |
| 자본 | 그 시장의 사업자와 자본을 포함하는가 |
| 유통 | 그 시장의 사용자에게 닿는 경로가 있는가 |
| 유동성 | 그 시장의 거래소에서 만들어지는가 |
| 시장 | 그 시장의 참여자가 우리 토큰을 설명할 수 있는가 |
여섯 칸을 채우다 보면 첫 시장에서는 생각하지 않아도 됐던 칸이 새 시장에서는 비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 칸이 전략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나머지 칸의 전략은 가져가도 됩니다.
전부 새로 만들 필요도, 전부 복사할 필요도 없습니다. 표가 그 경계를 그어 줍니다.
표는 새 시장마다 다시 그립니다
여섯 칸 중 어느 칸이 비는지는 사업 유형과 시장의 조합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첫 시장에서 만든 표를 다음 시장에 그대로 쓸 수 없습니다.
표의 틀은 같지만 채우는 내용은 시장마다 새로 씁니다.
이것이 전략을 복사하지 않는다는 말의 실제 뜻입니다.
전략을 버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전략이 서 있던 바닥이 새 시장에도 있는지를 확인한 뒤, 있는 자리에는 가져가고 없는 자리에는 다시 만든다는 뜻입니다.
글로벌 확장은 번역이 아닙니다
글로벌 확장은 단순히 기존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 번역해서 출시하는 일이 아닙니다.
더 큰 실행보다 더 나은 판단을 먼저.
새 시장에서 첫 시장의 전략을 그대로 집행하는 것은 큰 실행입니다.
그 전략이 통했던 이유를 적고 새 시장의 여섯 칸과 맞춰 보는 것은 작은 판단입니다.
작은 판단이 큰 실행의 절반을 덜어 줍니다.
국내 전략 문서에서 시장을 바꾸면 흔들리는 문장에 밑줄을 그어 보시기 바랍니다. 밑줄이 몰린 요소가 다시 설계할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