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업은 백서에 써두면 되는 것 아닙니까?"
이 질문은 대개 락업 자체를 가볍게 여겨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으로 적는 것과 구조로 만드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 차이가 나중에 어디서 드러나는지를 아직 겪지 않았기 때문에 나옵니다.
약속과 구조는 읽는 사람이 다릅니다
백서에 적힌 락업 문장은 팀이 팀 자신에게 하는 약속입니다. 지킬 의지가 있다면 지켜집니다.
문제는 그것을 읽는 사람이 팀의 의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투자자, 거래소, 파트너가 확인하고 싶은 것은 의지가 아니라 불가능성입니다.
지키고 싶어도 못 지키는 것이 아니라, 어기고 싶어도 못 어기는 구조.
그것이 있어야 상대는 팀을 믿지 않아도 됩니다. 믿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신뢰의 가장 튼튼한 형태입니다.
락업은 그래서 문장이 아니라 구조로 증명됩니다. 물량이 실제로 어느 지갑에 있고, 그 지갑에서 언제 어떤 조건으로만 나올 수 있는지가 제3자의 눈으로 확인 가능해야 합니다.
구조로 굳히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구조라고 하면 컨트랙트로 강제하는 것만 떠올리기 쉽지만, 층위가 있습니다.
| 층위 | 성격 |
|---|---|
| 코드 | 해제 일정이 컨트랙트에 박혀 있으면 누구도, 팀 자신도 앞당길 수 없습니다. 그 대신 잘못 짜면 고칠 수도 없습니다 |
| 제3자 보관 | 물량을 팀이 아닌 곳에 맡기고 해제 조건을 계약으로 정합니다. 코드보다 유연하고, 문장보다 강합니다 |
| 계약서 | 투자 계약에 락업 조건이 들어가면 어기는 순간 법적 책임이 생깁니다. 다만 어겼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일입니다 |
| 백서의 문장 | 이것만 있는 락업은 락업이 아니라 의향입니다 |
모든 물량을 코드로 굳히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굳힐수록 안전해지지만, 굳힐수록 바꿀 수 없습니다.
사업은 바뀝니다. 몇 년 뒤에 생태계 물량의 용도가 달라질 수 있고, 팀 구성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준은 이렇게 잡습니다.
외부가 확인하고 싶어 하는 물량일수록 위 층위로, 사업 판단에 따라 바뀔 여지가 있는 물량일수록 아래 층위로.
팀과 초기 투자자 물량은 대개 코드나 제3자 보관까지 올라가고, 생태계와 운영 재원은 계약과 운영 규칙에서 관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층위든 공통으로 있어야 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어디에 얼마가 있고 언제 나오는지를 외부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경로.
그 경로가 없으면 층위가 높아도 증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 구조는 다음 라운드에서 다시 쓰입니다
락업 구조를 설계할 때 자주 빠지는 관점이 있습니다.
이 구조가 상장 심사에서 한 번 쓰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후속 투자 협상에서 상대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이 기존 물량의 해제 일정입니다.
앞선 라운드의 락업이 구조로 증명돼 있으면 협상은 조건 이야기로 바로 들어갑니다. 문장으로만 있으면 협상의 절반이 "그 락업이 실제로 지켜지고 있습니까"를 확인하는 데 쓰입니다.
거래소 추가 상장 심사도 같습니다. 첫 상장 때 제출한 해제 일정과 그 뒤 온체인 기록이 일치하면 두 번째 심사는 짧아집니다.
파트너 협의에서도 같습니다. 토큰을 서비스에 연동하려는 파트너는 물량이 갑자기 풀릴 위험을 먼저 봅니다. 구조가 보이면 그 질문이 사라집니다.
락업 구조는 한 번의 준비물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이력이 됩니다.
자주 마주치는 것은 "있다"와 "보인다" 사이의 간격입니다
FD가 반복해서 보는 장면은 락업이 있다는 말과 락업이 보인다는 것 사이의 간격입니다.
백서에는 여러 달의 락업이 적혀 있는데, 물량은 팀 지갑에 그대로 있고, 해제 조건은 팀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팀은 지킬 생각이었고 실제로 지키고 있었지만, 밖에서는 그것을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반대 방향의 문제도 있습니다. 모든 물량을 코드로 굳힌 뒤 사업 방향이 바뀌면 생태계 물량의 용도를 바꿀 수 없고, 그때 남는 선택지는 새 물량뿐입니다. 그 물량은 유통량으로 돌아옵니다.
두 경우의 공통점은 층위를 고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부 문장이거나, 전부 코드였습니다.
층위를 고르기 전에 스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각 물량이 지금 실제로 어느 지갑에 있는가. 백서의 문장과 온체인이 같은 말을 하는가.
- 외부가 확인하고 싶어 할 물량은 어느 것인가. 그 물량은 제3자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층위에 있는가.
- 몇 년 뒤 용도가 바뀔 수 있는 물량은 어느 것인가. 그 물량을 코드로 굳히려 하고 있지는 않은가.
- 이 구조를 다음 라운드 상대에게 한 장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
- 락업이 끝나는 시점에 누가 무엇을 하기로 돼 있는가.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해제 이후의 계획이 없는 락업은 만기가 곧 매도 신호가 됩니다.
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업 판단입니다
락업을 구조로 만드는 일은 기술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정하는 것은 무엇을 약속으로 남기고 무엇을 되돌릴 수 없게 할 것인가라는 사업 판단입니다.
기술은 사업을 위해 존재합니다. 컨트랙트가 먼저가 아니라, 어느 물량을 왜 굳힐지가 먼저입니다.
FD인터내셔널이 위험 구조설계에서 토큰 해제를 가장 먼저 놓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토큰 해제, 재단 자산, 거래상대방, 유동성, 운영과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실행하기 전에 점검해야 합니다.